2011년 헌법재판소의 병역법 합헌결정 이후 두 번째 위헌법률심판제청이자, 서울에서는 첫 번째 위헌제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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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북부지방법원

결정


사  건  2012초기1554 위헌심판제청(2012고단2397 병역법위반)

피고인  강○○

신청인  피고인의 변호인 변호사 백종건



주문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1호에 관한 위헌여부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제청한다. 

구 병역법(2011. 5. 24. 법률 제107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항, 병역법 제5조 제1항에 관한 위헌심판제청신청을 각하한다.

 


이유


1. 제청신청 대상 법률조항


제3조(병역의무) (2011. 5. 24. 법률 제107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①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헌법과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 여자는 지원에 의하여 현역 및 예비역으로만 복무할 수 있다.

② 이 법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병역의무에 대한 특례를 규정할 수 없다.


제5조(병역의 종류)

① 병역은 다음 각 호와 같이 구분한다.

1. 현역 : 징집이나 지원에 의하여 입영한 병과 이 법 또는 「군인사법」에 따라 현역으로 임용된 장교·준사관·부사관 및 무관후보생

2. 예비역 : 현역을 마친 사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예비역에 편입된 사람

3. 보충역 : 징병검사를 받아 현역 복무를 할 수 있다고 판정된 사람 중에서 병력수급 사정에 의하여 현역병입영 대상자로 결정되지 아니한 사람과 공익근무요원, 공중보건의사, 징병검사전담의사, 국제협력의사, 공익법무관, 공중방역수의사, 전문연구요원,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 또는 의무종사하고 있거나 그 복무 또는 의무종사를 마친 사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충역에 편입된 사람

4. 제1국민역 : 병역의무자로서 현역·예비역·보충역 또는 제2국민역이 아닌 사람

5. 제2국민역 : 징병검사 또는 신체검사 결과 현역 또는 보충역 복무는 할 수 없으나 전시근로소집에 의한 군사지원업무는 감당할 수 있다고 결정된 사람과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제2국민역에 편입된 사람


제88조(입영의 기피 등)

① 현역입영 또는 소집 통지서(모집에 의한 입영 통지서를 포함한다)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이나 소집기일부터 다음 각 호의 기간이 지나도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1. 현역입영은 3일


2. 재판의 전제성


가.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1호

이 법원 2012고단2397 병역법위반 사건의 공소사실은 '피고인은 2011. 7. 4. 서울 도봉구 도봉로146길 36에 있는 브라운스톤아파트 **동 ****호 피고인의 집에서, "2011. 8. 14. 의정부시 용현동에 있는 육근 제306보충대에 입대하라"는 취지의 서울지방병무청장 명의의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없이 입영일인 2011. 8. 13.로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고, 이에 대한 적용법률은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1호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에 따라 이 법원이 다른 판단을 하게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나.구 병역법(2011. 5. 24. 법률 제107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항, 병역법 제5조 제1항

재판의 전제성이란 적어도 당해 사건에서 공소가 제기된 법률조항은 아니지만, 그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의 재판에 직접 적용되는 규범의 의미가 달라짐으로써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라야 한다. 그러나 위 법률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종교적 신념에 의한 병역거부가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포함될 수 있는지는 추가적인 법원의 법률해석이 필요한 문제이므로, 위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가 위 제88조 제1항 본문의 의미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신청인의 주장 요지


가. 헌법 제10조 위반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인격권 등이 도출되는 기본권의 성격을 가지는 것이고,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을 위해서는 내심의 자유로운 표출과 그에 따른 행동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와 그를 바탕으로 하는 '인격권'을 제한한다.


나. 헌법 제19조 위반

양심의 자유에는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강제 당하지 않을 자유'가 포함되고, 그 예가 양심적 또는 종교적 신념에 의한 병역거부이므로, 이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가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


다. 헌법 제37조 제2항 위반

국가가 다른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양심적 또는 종교적 신념에 의한 병역거부자를 일률적으로 형사처벌하는 것은 과잉금지의 원칙에도 반한다.


4. 헌법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


가. 헌법 제10조 위반 여부

헌법 제10조의 '인간의 존엄성' 규정에서 도출되는 인격권은 '일반적으로 자신과 분리할 수 없는 인격적 이익의 향유를 내용으로 하는 권리'로서, '인격형성의 자유', '인격유지 및 발현의 자유' 등이 포함되고, 이러한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을 위하여는 내심의 자유로운 표출과 그에 따른 행동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인간의 존재 가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결과로 '타인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관념, 즉 자신과 타인과의 특정한 관계 방식을 설정하는 것은 개인의 인격을 형성하는 중요한 과정에 속하는 것이고, 타인과의 무력충돌의 상황에서도 타인의 생명을 박탈하지 않겠다는 결정도 이에 속한다.

그런데 위와 같은 결정을 한 사람들에게 병역의무 이행 또는 집총을 강제하고, 이를 거부하는 경우 일률적으로 형사처벌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그들의 주체적인 결정권을 부정하고 개인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어서, 인간의 존엄성에 반한다.


나. 헌법 제19조(양심의 자유)

헌법 제19조의 양심의 자유가 보장하고자 하는 '양심'은 민주적 다수 사고나 가치관과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주관적인 것으로서, 그 대상이나 내용 또는 동기에 의하여 판단될 수 없고, 양심상의 결정이 이성적·합리적인가, 타당한가, 법질서나 사회규범과 일치하는가 하는 관점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또 주지하다시피 양심의 가치의 고하가 가려져서도 안 되고, 그것이 강력하고도 진지한 마음의 소리이기만 하면 사회와 국가 또는 인류에 유익한 것인지 등은 양심인지 가릴 때 고려되어서는 안 된다.

양심의 자유에는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강제 당하지 않을 자유'도 포함되어 있고, 그 전형적인 사례가 양심적 또는 종교적 신념에 의한 병역거부이다. 피고인과 같이 종교적 신념에 의하거나 아니더라도 다른 가치관, 세계관에 따라 전쟁 및 인간에 대한 살상에 반대하는 진지한 양심이 형성되었다면,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없다'는 결정은 양심의 갈등이 없이는 그에 반하여 행동할 수 없는 강력하고 진지한 윤리적인 결정이므로, 이는 마땅히 존중되고 보호받아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진지한 내심의 결정에 따라 입영을 거부한 행위에 대하여 형벌을 가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


다. 헌법 제37조 제2항

① 양심의 자유는 우리 헌법적 가치의 핵인 '인간의 존엄과 가치'와 직결되는 것으로서, 이는 헌법과 법률 제정 이전의 인간 고유의 인권에 해당하고, 헌법과 법률유보로 비로소 형성되는 국방의 의무와 그 하위개념인 병역의무보다 우월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므로, 다른 기본권과는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

양심적 또는 종교적 신념에 의한 병역거부자에게 병역거부는 그의 진지한 양심에 기초한 것이어서, 이들로 하여금 군사훈련을 이행하게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고, 이들을 예외 없이 형사처벌하는 것은 국가안보라는 헌법적 이익을 달성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

② 국가안보라는 헌법적 이익과 양심의 자유라는 기본권이 충돌하는 경우, 국가로서는 그 충돌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하고, 이는 우리나라와 같이 국민개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외국의 사례를 굳이 들지 않아도 당연하다. 그러함에도 대체복무제도 같은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기본권 침해가 가장 큰 형사처벌로써 재단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에도 반한다.

③ 양심적 또는 종교적 신념에 의한 병역거부자를 처벌함으로써 얻는 국가적 이익과 형사처벌 때문에 침해되는 개인의 기본권을 비교해보면 개인의 기본권 침해 상황이 더 심하다.

우선 병역거부를 허용할 경우 국방력의 약화, 국가안보의 공백, 병역거부자의 양산, 병역의무 이행자들과의 형평성이 문제될 수 있다.

그러나 병역자원 중에서 양심적 또는 종교적 신념에 의한 병역거부자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고, 현역병이 아닌 기초 군사훈련만 받은 현역병의 복무를 대신하는 사회복무요원이 병역거부자들의 숫자보다 월등히 많고, 더군다나 이들 사회복무요원이 전투력을 얼마나 발휘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국방력의 약화는 기우가 아닐 수 없다. 

또한, 불순한 동기로 병역의무를 면탈하려는 자들이 양산될 수 있지만, 이는 병무 당국이 정치한 제도적 장치를 통해서 선별하여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그러한 선별이 용이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그 불이익을 양심적 또는 종교적 신념에 의한 병역거부자에게 돌릴 수 없으며, 형평성 문제도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하여 그 기간을 조정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반면 1년 6월의 수형생활뿐만 아니라 출소 이후 유·무형의 불이익이 많다는 사실은 우리 국민 누구나 다 알고 있다.

④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의 원칙에도 반한다.


5. 결론

이상의 이뮤로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1호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되므로, 이에 관한 위헌 여부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제청하고, 구 병역법(2011. 5. 24. 법률 제107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항, 병역법 제5조 제1항은 재판의 전제성이 있다고 할 수 없어 이에 관한 신청을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3. 1. 14.

판사 강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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