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2월 최초로 공개적인 병역거부를 선언했던 오태양의 1, 2심 판결문 입니다.

병역거부자들의 판결문은 일정부분 중복되는 부분이 있기에, 몇 명의 판결문을 선별적으로 올리도록 하고,

보다 자세한 병역거부자 개개인의 자료는 "병역거부자" 카테고리를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1심 판결



서  울  동  부  지  방  법  원



판     결

사    건 2002고단934 병역법위반

피 고 인 오태양(751026-*******), 무직

            주거 

            본적 

검    사 조남관

변 호 인 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이석태, 이정희

판결선고 2004. 8. 30.


주    문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이 판결선고 전 구금일수 2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이    유

범 죄 사 실

피고인은 현역입영대상자인 바,

 2001. 11.2경 서울 광진구 자양동 636의 16 소재 피고인의 집에서, 피고인의 누나 오경

민을 통하여 같은 해 12.17 논산시 연무읍 금곡리 소재 육군훈련소에 입영하라는 서울 지

방병무청장 명의의 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위 입영기일부터 5일이 경과한 후인 같은 달 22.

까지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1. 제 1회 공판조서중 피고인의 진술 기재

1. 고발장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1호

1. 미결구금일수 산입

 형법 제57조


                                               판사  김지영




2심 판결


서 울 동 부 지 방 법 원

   

제 1 형 사 부

판    결

사    건 2004노880 병역법위반

피 고 인 오태양, 무직

        주거

        본적

항 소 인 피고인

검    사   이대연

변 호 인 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이정희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04. 8. 30 선고 2002고단934 판결

판결선고 2004. 11. 17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6개월에 처한다.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2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불교 신도로서 불교의 으뜸 계율인 ‘불살생계’를 지켜야 한다는 양심의 명령에 따라 입영을 거부한 것이므로, 병역법 제 88조 제1항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병역의무의 이행을 강제하는 것은 피고인의 헌법상 보장된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등과 더불어 국제법인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이른바 B규약, 이하 ‘B규약’이라고만 한다)”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현행 병역법이 대체복무제와 같은 다른 법적 대안을 규정하지도 아니한 채, 입영기피행위를 형사처벌하고 있는 것은 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이 입영을 서부한 거은 병역법 제88조 제1항이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거나 적법행위 기대가능성이 없는 경우에 해당됨이 명백함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보건대, 원심 제1회 공판조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검사 신문에 대하여 “공소사실은 모두 사실과 다름이 없다”고 진술하였으나, 이에 이은 변호인의 반대신문과정에서 피고인의 입영거부는 종교적 양심에 따른 것이어서 정당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여 책임조각사유인 병역법 제88조 제1한 소정의 ‘정당한 사유’를 주장하였음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자백한 것으로 보아 이 사건을 간이공판절차에 의하여 심판할 것을 결정?고지하고, 형사소송법 제297조의2 소정의 방법에 따라 증거조사를 마친 다음, 같은 법 제318조의3에 따라 원심판결 거시증거들이 증거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이는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치지 아니한 증거에 의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결론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2p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은 원심 판시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당심 법정진술

1. 고발장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1호

1. 미결구금일수 산입

  형법 제57조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위 제1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무죄라고 주장한다. 


 가. 병역법 제88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사유’의 유무

  (1) 헌법 제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헌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양심은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지 않고는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가 파멸되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로서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을 말하는 것인데, 양심의 자유에는 이러한 양심 형성의 자유와 양심상 결정을 외부로 표현하고 실현할 수 있는 자유, 즉 양심상 결정에 반하는 행위를 강제 받지 아니할 자유도 함께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양심의 자유는 기본적으로 국가에 대하여, 개인의 양심의 형성 및 실현 과정에 대하여 부당한 법적 강제를 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소극적인 방어권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 그런데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불교신자로서 자신이 믿는 종교적 교리에 따라 현역병 입영을 거부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에 대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하여 형벌을 부과하는 것은 간접적으로 피고인의 양심상의 결정에 반하여 현역병 입영을 강제하는 것으로서 헌법 제19조가 보호하는 ‘자신의 양심상 결정에 반하는 행위를 강제받지 아니할 자유’를 제한함과 동시에 피고인의 양심상 결정 동기가 그가 믿는 종교에 기초한 이상 헌법 제20조 제1항의 종교의 자유도 제한하는 것이 될 것이다(이러한 의미에서 이하에서는 양심의 자유의 침해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는 것으로써 피고인이 주장하는 종교의 자유의 침해 여부에 대한 판단까지도 갈음하기로 한다).

  (2) 그러나, 피고인이 주장하는 병역의무의 거부와 같은 소극적 부작위에 의한 양심실현의 자유는 그 양심의 실현과정에서 다른 법익과 충돌할 수 있게 되고, 이 때에는 필연적으로 제한이 수반될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라면 소극적 부작위에 의한 양심 실현의 자유가 제한받는다고 하여 곧바로 양심의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에 대한 침해가 있다고 말할 것은 아니다. 헌법상 기본권의 행사가 국가 공동체 내에서 타인과의 공동생활을 가능하게 하고 다른 헌법적 가치 및 국가의 법질서를 위태롭게 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양심의 자유를 포함한 모든 기본권 행사의 원칙적인 한계이므로, 양심 실현의 자유도 결국 그 제한을 정당화할 헌법적 법익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법률에 의하여 제한될 수 있는 상대적 자유라고 하여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헌법 제39조 제1항이 규정한 국방의 의무는 외적으로부터 국가를 방위하여 국가의 정치적 독립성과 영토의 완전성을 수호할 의무로서 납세의 의무와 더불어 국가의 존립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의무라 할 것이고, 특히 남북이 분단되어 여전히 서로 군사적으로 대치되고 있어 불안정성과 불가예측성이 상존하는 우리 나라의 특수한 현실적 안보상환을 고려하면 국방의 의무는 보다 강조되어도 지나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병역의무는, 궁극적으로는 국민 전체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 할 것이고, 피고인의 양심의 자유가 위와 같은 헌법적 법익보다 우월한 가치라고는 할 수 없다. 그 결과, 위와 같은 헌법적 법익을 위하여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피고인의 양심의 자유를 제한한다 하더라도 이는 헌법상 허용된 정당한 제한이라 할 것이다(대법원 2004. 7. 15. 선고2004도2965 판결 참조).

  (3) 또한, 병역의무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현역입영을 거부하는 자에 대하여 형벌을 부과할 것인지 대체복무를 인정할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는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입법재량이 유보되어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병역법이 양심 및 종교의 자유를 이유로 현역입영을 거부하는 자에 대하여는 현역입영을 대체할 수 있는 특례를 두지 아니하고 형벌을 부과하는 규정만을 두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4. 7. 15. 선고2004도2965 판결 참조).

  (4) 그 밖에 피고인은 병역의무의 이행을 강제하는 것이 헌법상 기본권인 ‘인간의 존엄과 가치’ 내지 ‘행복추구원’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위 헌법상 기본권은 다른 개별적 기본권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에 한하여 보충적으로 적용되는 기본권이고, 헌법 제 10조의 보장내용인 일반적 행동의 자유 등이 양심 및 종교의 영역에서 구체화된 것이 바로 양심 및 종교의 자유이므로, 앞서 본 바와 같이 양심 및 종교의 자유가 부당하게 침해되었다고 보지 않는 이상, 인간의 전엄과 가치 또는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또한, 피고인은 위와 같은 병역의무의 강제가 우리나라가 가입한 ‘B규약’에도 반한다고 주장하나, 국내법적 효력을 가진 위 B규약은 결국 우리 헌법 재19조의 양심의 자유, 제20조의 종교의 자유의 해석상 보장되는 기본권의 보호범위와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고 볼 것이므로, 앞서 판단에서 본 바와 같이 위 규약으로부터 피고인에게 예외적으로 병역의무를 면제받을 수 있는 권리가 도출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4. 7. 15. 선고 20041도2965 판결 참조).

  (5) 따라서 병역법 제88조 제 1항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병역의무의 이행을 강제하는 것이 양심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한다거나 피고인의 입영거부행위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적법행위 기대가능성 유무

  나아가 피고인에게 그와 같이 양심상의 결정에 반한 행위를 기대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행위 당시의 구체적 상황하에 행위자 대신에 사회적 평균인을 두고 이 평균인의 관점에서 그 기대가능성 유무를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피고인의 양심상의 결정이 적법행위로 나아갈 동기의 형성을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고 보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피고인이 적법행위로 나아가는 것이 실제로 전혀 불가능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인바, 법규범은 개인으로 하여금 자기의 양심의 실현이 헌법에 합치하는 법률에 반하는 매우 드문 경우에는 뒤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을 원칙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에(대법원 2004. 7. 15. 선고 2004도2965 판결 참조), 적법행위 기대가능성이 없다는 피고인의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재판장 판사 김형천

        판사 이훈재

        판사 김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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